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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년은 어질러진 책상과 그 주변의 뒷정리를 의사에게 맡겨두고는 소파에 앉아 그가 사 온 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다. 과즙이 많은 과일이 아님에도 사과에서는 과즙이 흘러내렸다. 과즙은 소년의 입 밖으로 끈적하게 흘러내렸다.

 

 사과를 삼킨 소년은 의사에게 물었다.

 

 "있잖아-, 모리씨. 백설 공주는 계모가 준 사과가 정말 독 사과 인 줄 모르고 먹었을까요?"

"백설공주?"

 

 소년은 고개를 끄덕였고 의사는 보고 있지 않았지만,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실을 알았다. 

 

"네-, 갑자기 생각나서요." 

"글쎄-, 만약 그랬다면 그녀는 자네와 같은 자살희망자였나 보군." 

"그렇다면 그녀는 왜 자살했을까요?" 

 

소년의 말에 의사는 그를 보며 말했다.

 

 "절망이지. 독 사과를 내미는 어머니에 대한 절망 혹은..." 

 

의사는 뜸을 들였다. 

 

"...좀 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세계 자체가 품고 있는 절망이라든지."

"그렇다면 재밌겠네요." 

 

소년은 재밌다며 웃었고 다시 사과를 베어 물었다. 의사는 고개를 돌렸고. 이번엔 의사가 물었다. 

 

"다자이군, 독이든 사과는 맛있었을까? 

​소년은 말했다.

​소년은 답하지 않았다.

© 2019.08.03. 모리다자 교류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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